고등고체역학을 공부하게 되면 갑작스레 텐서(tensor)를 맞닥뜨리게 된다. 별별 계산을 다 하면서 텐서에 조금 익숙해질 때쯤이면 그만 지쳐서 고등고체역학은 머리에 남아 있질 않게 된다. 그리고 학기가 끝나고 나면 텐서 연산을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사실 학부 수준의 고체역학에서도 텐서를 잠시 다룬다. 하지만 아마도 지금 여러분은 '그런게 있었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체역학에서 텐서가 살짝 나타나는 부분이 응력의 변환과 불변량이다. '아니 이게 뭔 소리야' 하고 당황하지만 오늘은 그 불변량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알아보자.
1. 텐서 (Tensor)
텐서는 좌표를 변환해도 변하지 않는 물리량의 총칭이다. 텐서는 0차, 1차, 2차, 그리고 그 이상의 고차 텐서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질량과 같은 스칼라는 0차 텐서다. 고등학교 때 배우는 벡터는 1차 텐서이고 행렬은 2차 텐서이다. 마찬가지로 행렬을 슬라이스 쳐서 늘어놓은 3차원 행렬은 3차 텐서가 되고 여기서부터는 그냥 모두 텐서라고 부른다.
\begin{align} \text{ 0th order tensor} &\Rightarrow m \\\\ \text{1st order tensor} &\Rightarrow v_i \\\\ \text{2nd order tensor} &\Rightarrow M_{ij} \\\\ \vdots \\\\ \text{4th order tensor} &\Rightarrow C_{ijkl} \end{align}
우리는 중학교 때 지구와 달에서 몸무게는 서로 다르지만 질량은 동일하다는 것을 배웠다. 질량 그 자체는 어디로 가도 동일하고 고개를 30도 돌려서 봐도 180도 돌려서 봐도 항상 같다.
1차 텐서인 벡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화살표를 이용해 직각 좌표계에 벡터를 일단 그리고 나면 좌표계가 달라져도 벡터는 항상 그 자리에 같은 방향과 같은 크기로 그대로 있다. 다만 좌표계의 기저(basis)에 따라 표현 방법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이렇듯 텐서는 변하지 않는 물리량 그 자체를 말한다.
2. 불변량 (Invariant)
그렇다면 불변량(invariant)이란 무엇일까? 불변량은 변환을 해도 변하지 않고 항상 일정한 특성치이다. 스칼라는 이미 그 자체가 불변량이므로 벡터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앞서 우리는 직각 좌표계에서 좌표계를 빙빙 돌리면 벡터는 가만히 있지만 벡터의 표현 방법은 달라지는 것을 알았다. 즉 벡터의 성분(component)이 그림 1처럼 좌표계에 따라 계속 변하게 된다. 하지만 그 크기(magnitude)를 보면 어떤 좌표계에서도 변하지 않고 항상 같다. 이것이 1차 텐서의 불변량이라고 할 수 있다.
$$ s = \sqrt{x^2 + y^2} = \sqrt{x'^2 + y'^2} $$
3. 코시 응력 텐서 (Cauchy Stress Tensor)
우리가 고체역학에서 응력 텐서라고 부르는 것의 정식 명칭은 코시 응력 텐서이다. 고체 역학에서는 아주 작은 미소 변형(infinitesimal deformation)을 가정하고 대칭이 되는 코시 응력을 사용하게 된다. 육아로 바쁘기 때문에 코시 응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언젠가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루기로 한다.
$$ \boldsymbol{\sigma} = \begin{bmatrix} \sigma_{xx} & \sigma_{xy} & \sigma_{xz} \\\\ \sigma_{yx} & \sigma_{yy} & \sigma_{yz} \\\\ \sigma_{zx} & \sigma_{zy} & \sigma_{zz} \end{bmatrix} = \begin{bmatrix} \sigma_x & \tau_{xy} & \tau_{xz} \\\\ \tau_{yx} & \sigma_y & \tau_{yz} \\\\ \tau_{zx} & \tau_{zy} & \sigma_z \end{bmatrix} = \begin{bmatrix} \sigma_{11} & \sigma_{12} & \sigma_{13} \\\\ \sigma_{21} & \sigma_{22} & \sigma_{23} \\\\ \sigma_{31} & \sigma_{32} & \sigma_{33} \end{bmatrix} $$
어떤 면에서의 응력은 수직 응력 하나와 두 개의 전단 응력까지 총 세 개의 응력 성분이 있다. 이 수직 응력과 전단 응력 대해 벡터 합을 하면 우리는 응력의 합력(resultant stress)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이 견인력(traction)이다. 견인력은 미소 체적에 작용하는 내력이라고 할 수 있고 이 견인력의 성분이 곧 응력 성분이 되는 것이다.
ref) Cauchy stress tensor - Wikipedia
어떤 방향벡터 $\bf{n}$를 갖는 면의 견인력 또는 응력 성분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 $\bf{\sigma}$는 코시 응력 텐서이다.
$$ \bf{t}^{(\bf{n})} = \bf{n}\cdot\boldsymbol{\sigma} $$
위 식을 풀어서 쓰면 이렇게 된다.
$$ \begin{Bmatrix}t_1^{(\bf{n})} & t_2^{(\bf{n})} & t_3^{(\bf{n})} \end{Bmatrix} = \begin{Bmatrix} n_1 & n_2 & n_3 \end{Bmatrix} \begin{bmatrix} \sigma_{11} & \sigma_{12} & \sigma_{13} \\\\ \sigma_{21} & \sigma_{22} & \sigma_{23} \\\\ \sigma_{31} & \sigma_{32} & \sigma_{33} \end{bmatrix} $$
예를 들어 $x$ 방향을 법선 벡터로 갖는 평면상의 응력을 구해보면 이렇게 된다.
$$ \bf{t}^{(\bf{x})} = \begin{Bmatrix}1 & 0 & 0\end{Bmatrix} \begin{bmatrix} \sigma_{11} & \sigma_{12} & \sigma_{13} \\\\ \sigma_{21} & \sigma_{22} & \sigma_{23} \\\\ \sigma_{31} & \sigma_{32} & \sigma_{33} \end{bmatrix} = \begin{Bmatrix}\sigma_{11} & \sigma_{12} & \sigma_{13} \end{Bmatrix}$$
4. 주응력 (Principal Stress)
주응력의 방향은 수직 응력이 최대가 되는 면의 방향이고 이때의 수직 응력을 주응력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응력의 합력인 견인력(traction)의 방향이 면의 법선 벡터와 완전히 일치할 때! 수직 응력만 남고 전단 응력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아래와 같이 견인력의 방향이 면의 법선과 같은 방향이 되는 경우를 찾아 보자. 아래식은 평면의 법선 벡터 방향으로만 크기가 $\lambda$인 응력 성분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아래식의 $\lambda$는 상수이다.
$$ \bf{t}^{(\bf{n})} =\lambda\bf{n} $$
견인력을 응력 텐서를 이용해 표현하면 아래처럼 다시 쓸 수 있다. 아래 식의 $\bf{\sigma}$는 응력 텐서이다
$$ \bf{n}\cdot\boldsymbol{\sigma} = \lambda\bf{n} $$
위 식은 아래처럼 다시 쓸 수 있다.
$$ \bf{n}(\boldsymbol{\sigma} - \lambda\bf{I}) = 0 $$
이 것은 고유치(eigenvalue) 문제의 형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lambda$ 는 고유치가 되고 $\bf{n}$은 고유벡터(eigenvector)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벡터 $\bf{n}$가 0인 경우는 재미없으므로 괄호 안 행렬의 역행렬이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 |\boldsymbol{\sigma} - \lambda\bf{I}| = 0 $$
따라서 아래처럼 쓰고 역행렬이 존재하지 않는 상수 $\lambda$를 찾는다.
$$ \begin{vmatrix} \sigma_{11}-\lambda & \sigma_{12} & \sigma_{13} \\\\ \sigma_{21} & \sigma_{22} -\lambda & \sigma_{23} \\\\ \sigma_{31} & \sigma_{32} & \sigma_{33}-\lambda \end{vmatrix} = 0 $$
이제 위 식을 신나게 여인수 전개하면 아래와 같은 특성 방정식을 얻는다. 이 방정식의 실근 세 개가 주응력이 된다.
$$ -\lambda^3 + I_1\lambda^2 - I_2\lambda + I_3 = 0 $$
위 식에서 $I_1, I_2, I_3$는 스칼라 값으로 어떤 좌표계에서도 동일하며 다음과 같다.
\begin{align} I_1 &= \sigma_{11} + \sigma_{22} + \sigma_{33} \\\\ I_2 &= \begin{vmatrix} \sigma_{11} & \sigma_{12} \\ \sigma_{21} & \sigma_{22} \end{vmatrix} + \begin{vmatrix} \sigma_{22} & \sigma_{23} \\ \sigma_{32} & \sigma_{33} \end{vmatrix} + \begin{vmatrix} \sigma_{11} & \sigma_{13} \\ \sigma_{31} & \sigma_{33} \end{vmatrix} \\\\ &= \sigma_{11}\sigma_{22} + \sigma_{22}\sigma_{33} + \sigma_{11}\sigma_{33} - \sigma^2_{12} - \sigma^2_{23} - \sigma^2_{31} \\\\ I_3 &= \det(\boldsymbol{\sigma}) = \begin{bmatrix}\sigma_{11} & \sigma_{12} & \sigma_{13} \\ \sigma_{12} & \sigma_{22} & \sigma_{23} \\ \sigma_{31} & \sigma_{32} & \sigma_z \end{bmatrix} \\\\ &= \sigma_{11}\sigma_{22}\sigma_{33} + 2\sigma_{12}\sigma_{23}\sigma_{31} - \sigma^2_{12}\sigma_{33} - \sigma^2_{23}\sigma_{11} - \sigma^2_{31}\sigma_{22} \end{align}
5. 불변량 (Invariants)
위에서 구한 $I_1, I_2, I_3$를 불변량이라고 하며 행렬 대각 성분의 합(trace)을 의미하는 $\bf{tr}$을 써서 다음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begin{align} I_1 &= \bf{tr}(\boldsymbol{\sigma}) \\\\ I_2 &= \frac{1}{2}(\bf{tr}^2(\boldsymbol{\sigma}) - \bf{tr}(\boldsymbol{\sigma}^2)) \\\\ I_3 &= \det(\boldsymbol{\sigma}) \end{align}
불변량은 주응력 상태로 구하면 편리하다. 전단 응력 성분이 모두 0이 되어 사라지기 때문이다. 주응력을 이용하여 불변량을 표현해보면 다음과 같다.
\begin{align} I_1 &= \sigma_1 + \sigma_2 + \sigma_3 \\\\ I_2 &= \sigma_1\sigma_2 + \sigma_2\sigma_3 + \sigma_1\sigma_3 \\\\ I_3 &= \sigma_1\sigma_2\sigma_3 \end{align}
제1 불변량은 행렬의 대각합(trace)이다. 선형대수에서 대각합은 고유치의 합과 같으므로 주응력의 합과 모든 방향에서 수직 응력의 합은 같다. 제2 불변량은 여인수의 합이다. 제3 불변량은 응력 텐서의 판별식(determinant)이다. 나중에는 이 불변량 형태가 편차 응력, 본 미제스 응력(Von. Mises' stress) 또는 팔면체 응력(octahedral stress)에서 다시 등장하게 된다. 이제 머리가 아프니 다음에 자세히 알아보자.
최근댓글